
결선에서는 인하대 로스쿨 2학년생 권순호·김호남·조성연 씨로 구성된 오버드라이브(OVERDRIVE)팀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이번 결선의 승부는 AI가 제시한 결과물을 법률가의 시각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검증하고 실무 문서로 완성했는지에서 갈렸다.
4년 차 스타트업, 공동창업자 지분분쟁 해결하라
결선 문제는 회사법·주주분쟁·협상을 주제로 한 3시간짜리 실무형 과제로 출제됐다. 참가자들은 4년 차 친환경 포장재 스타트업 ‘그린루트’에서 벌어진 공동창업자 간 지분 분쟁을 해결해야 했다. 기술이사 박정민은 회사를 떠나며 보유 지분 35%를 사 달라고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쟁사에 지분을 넘기겠다고 했다. 시리즈 A 투자자는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투자를 보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참가자들은 대표이사 이수안을 대리해 박정민 지분이 경쟁사로 넘어가지 않도록 막고, 투자 결정 시한인 3주 안에 시리즈 A 투자를 성사시키며, 회사의 현금 유출을 줄일 방안을 제시해야 했다.
답안에는 총 4가지, △쟁점별 법적 권리관계 분석 △지분 가치 평가 및 매수 자금 조달 방안 △협상 시나리오 △합의서 초안을 포함해야 했다. 소송을 전제로 한 법률 검토가 아니라 협상을 통한 분쟁 해결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최우수상을 받은 오버드라이브팀은 AI 활용 전략, 법적 정확성, 문서 완성도, AI 한계 인식과 실무 감각에서 가장 높은 총점을 받았다. 심사위원 12명이 결선 진출팀의 답안을 개별 채점했고, 종합 점수가 가장 높은 팀이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들, 우수 답안 가른 건 ‘AI 검증 역량’
심사위원장을 맡은 조원희(사법연수원 30기) 디엘지 대표변호사는 “평가 기준은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사람’ 변호사의 역할이 무엇인지라는 관점에서 법적 정확성, AI 활용 전략과 구체적 방법, 문서와 문장의 완성도, AI의 한계에 대한 대응 등을 두루 봤다”며 “최우수팀은 심사위원들의 종합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고 말했다. 법적 판단의 정확성뿐 아니라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그 한계를 어떻게 통제했는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고 했다.
조 대표변호사는 “수십 명의 변호사가 1~2주 고생해야 풀 수 있는 내용을 참가자들이 3시간 만에 다양한 답으로 제시해 놀랐다”고도 평가했다.
부심사위원장을 맡은 곽재우(39기)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고객의 입장에서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두괄식으로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리는 길지 않게 핵심만 간결하게 정리한 점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전체 쟁점을 균형 있게 다루면서, 고객이 ‘이런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면 되겠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결론과 방향을 분명히 제시한 점도 우수한 평가를 받은 답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장 법률사무소 송한섭(39기)·신지원(43기) 변호사는 “상위권을 결정지은 것은 슈퍼로이어·엘박스·AiLex 등 AI 도구를 단계적으로 교차 활용하면서도, AI 산출물의 오류를 변호사로서의 법적 판단력으로 직접 교정하고 통합하는 역량이었다”고 평가했다.
강지현(변호사시험 7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AI 시대 법률가의 가치는 정보의 양이 아니라 이를 판단·선별하여 고객에게 명확한 결론과 행동 지침을 제시하는 데 있음을, 참가자들의 노력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나희정(변시 5회)·현희재(변시 12회) 변호사는 “중요한 것은 AI를 막연히 경계하거나, 반대로 무비판적으로 AI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법률가의 좋은 도구로 삼아 어떻게 협업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 경험하는 일”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정재용(42기)·이재욱(42기)·최규진(변시 7회)·이재익(변시 10회)·박유준(변시 10회) 변호사는 “결국 AI를 잘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의 산출물을 변호사의 독립적인 판단으로 검증하고 통제한 답안들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석아림(변시 6회)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특히 비판적 검증을 통해 자료상의 모순을 짚어내고, 판단 취지가 다르거나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정확히 가려냈으며, 출제자가 예상하지 못한 쟁점까지 발굴해 낸 점이 매우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출처 : 법률신문(https://www.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