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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사

[중앙일보] “뚝 떨어진 변시 합격률…로스쿨, 17년 전으로 돌아가야”

관리자 2026-10-12 조회수 344

김현수 신임 로스쿨협의회 이사장  




2009년 3월 문을 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어느덧 스무 살을 앞두고 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우수한 법조인으로 양성하는 산실이 된다는 게 도입 취지였으나, 로스쿨 출범 17년이 된 지금 한국 법학교육은 여전히 시험에 매몰돼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11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 김현수 신임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부산대 로스쿨 원장)을 지난 8일 서울 서소문동 협의회 이사장실에서 만나 로스쿨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김 이사장은 “로스쿨은 17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임기 중에 로스쿨 제도 도입(2007년) 20년을 맞게 된다.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로스쿨이 법조인 양성을 ‘시험을 통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전환했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도 있었다.


지금 로스쿨이 당면한 한계는 무엇인가.

지금의 법학 교육은 로스쿨 제도의 도입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변호사시험 준비에 몰두하느라 헌·민·형(헌법·민법·형법), 그것도 판례 요지 중심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제법·조세법·지식재산권법 등 선택과목이나 법원 실무 등은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법학교육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나.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선택과목 수강이 활발해야 한다. 법철학·법사학 등 기초법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모델로 삼았던 미국 로스쿨에서도 2·3학년이 되면 각자의 방향에 맞는 선택과목을 듣는다.





생각하는 이상적인 성공 사례가 있나.

제자 중에 서울대 건축학과 박사 과정 중 로스쿨에 진학해, 지금은 건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학생이 있다. 이 학생같은 사례가 더 늘어나는 게 내가 꿈꾸는 로스쿨의 미래다. 예컨대 음대생이 로스쿨에서 지식재산법을 들으며 전문성을 키우고, 졸업 후 저작권법 분야에서 활약하는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로스쿨의 도입 취지를 어떻게 살릴 수 있나.

한마디로 ‘17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즉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다. 변시 합격률이 70~80%대였던 1·2기에는 로스쿨다운 수업을 했다. 학생들이 교수 지도 아래 실제 법률상담을 하는 리걸 클리닉도 활발했고, 동아리 활동이나 저널 발간 등 자치활동도 왕성했다. 지금은 다 없어졌다. 


1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87.15%였지만, 합격률이 꾸준히 줄어 5회(2016년)부터 합격률은 5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합격률은 50.95%였다. 김 이사장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떨어지면서 모든 문제가 발생했다. 변호사가 돼야 하니까 개인의 관심사도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변시 합격률은 매년 변호사단체들과 첨예하게 대립해 온 문제다.

로스쿨단체와 변호사단체가 대척점에 설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법조인이 사회에서 더 많이 활약할 수 있도록 서로 손을 잡아야 한다. 변시 합격률을 가지고 ‘낮다, 높다’ 다투면 더 이상 대화가 진전이 안 된다.  


대화의 물꼬를 어떻게 틀 수 있나.

변호사의 활동 무대를 더 넓혀야 한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변호사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건 주로 송무 분야의 이야기다. 회사·공공기관 내 변호사, 프로보노 등 다양한 취향을 가진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분야를 더 발굴해야 한다. 적재적소에서 양질의 법률 서비스가 가 닿는 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취임 후 첫 역점사업을 ‘대한변호사협회와의 소통 강화’라고 봐도 되나.  

그렇다. 직역 확대를 위한 모임을 정례화하고 싶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필요한 정책연구나 행사가 있다면 함께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입법이 필요할 수도, 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함께 국회나 교육부·법무부에 참여를 촉구해야 한다.


김 이사장은 부산대 법학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로스쿨에서 법학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부산대 로스쿨에서 민사법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3월 법학전문대학원장으로 취임했다.


기사출처: 중앙일보(2026-10-1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8812